그만
울어요.

그만.

변하는 게 없어도

당신도 몇 년을 울겠지.
2012/01/05 13:24 2012/01/05 13:24
Filed by mana at 2012/01/05 13:24 under No category

눈을 떠보니
당신이 옆에 와 누워있었다

그럴 리 없다고 생각하면서도

두 손을 내밀어 안아보았더니

따뜻했다

그럴 리 없다

왜 그랬을까
2011/12/19 17:30 2011/12/19 17:30
Filed by mana at 2011/12/19 17:30 under No category

귀기울이지
않는 신에게 믿지도 않으면서 빌고 있었다

나치고는 열심히 살았지 않느냐고

그러니까


돌아오리라 믿지 않으면서

돌아오는 것을 보았다

마음 속이 붉은 황토를 덮고

버석하게 썩어문드러졌다

내가

아니면 당신이

두려운지 미안한지 괴로운지 구분되지 않았다


아직도 끝날 수 없는 그 날을 살고 있다
2011/11/29 20:51 2011/11/29 20:51
Filed by mana at 2011/11/29 20:51 under No category

...
존재에 치명적인 오류가 발생했습니다.

복구중입니다.
2011/10/31 20:06 2011/10/31 20:06
Filed by mana at 2011/10/31 20:06 under No category

나는
또 실패했다.
남은 것은 한 겹 덧씌워진 후회 뿐.
2011/10/31 20:05 2011/10/31 20:05
Filed by mana at 2011/10/31 20:05 under No category

물건은
어차피 망가지고 퇴색하여 사라져간다
그래서 가지나 가지지 않으나 똑같다
나보다도 덧없는 것을 손에 쥐고 싶진 않다
그저 찾는 것은 자극
감각을 환기시키는 계절의 한 귀퉁이
빛의 화폐
통증

당신의 몸은 여기저기에서 기괴한 여러 개의 관이 자라나있고
그 정신은 아무것도 직시하지 못했다
꼭 망가진 물건 같다고 생각했다
그렇다면
당신은 무엇이었을까

기차에서 삼일간을 잠에 시달리다 문득 그렇게 중얼거렸다
아무런 생각도 남지는 않았다
2011/10/18 19:47 2011/10/18 19:47
Filed by mana at 2011/10/18 19:47 under No category

생각
자체로부터의 도피
쉬지 않고 떠오르는 가능성들을
여타의 감상을 가질 틈도 없이 흘려보낸다
맛도 아픔도 판단하지 않으면 그저 머물러있는 감각일 뿐이고

가끔 거리는 폐허같다
생각한다
어쩔 수 없다
어쩌면 생각하지 말아야 할 생각들조차 생각한다
그리고 더이상 생각하지 않는다
기억하되 떠올리지 않는다
가끔 당신을 생각한다

늘상 당신을 괴롭히는 희망을
이어지지 않는 미래에 대한 전망을
사랑하지도 원망하지도 못하고
엉거주춤하게 걸으며
흘러가는 시간을 본다
걸음을 멈추면
시간들이 고일까봐
눈을 뜨고
아무것도 보지 않으면서
계속 걷는다
아무것도 없다
2011/10/13 18:49 2011/10/13 18:49
Filed by mana at 2011/10/13 18:49 under No category

에둘러
말하는 것이 빤히 보였지만

모호함은 언제나 진실에 가장 가깝다

수많은 실패라기엔 그저 삶

그것밖에 없는데도

오래 지속되지 않으리라는 당착된 예언

그때 문득

이제 끝났다는 것을 깨달았다

끝났다

이제 자유다

이름을 불러도 가서 닿지 않으리라

그만 집에 가야겠다 ㅋ
2011/10/04 21:02 2011/10/04 21:02
Filed by mana at 2011/10/04 21:02 under No category

악몽에
밤새 시달리다
라는 상투적인 중얼거림과 함께 눈을 뜨고
알람이 울리기 전
사소하면서 비일상적인 대화를 다소 했다
그리고서 차갑게 굳은 팔다리를 문지르며 생각하길

어째서 나의 악몽은 항상 이런 형태여야 하는 것일까

당신들이 내 날개옷을 숨기기라도 한걸까
몸뚱이는 무겁게 그곳에 머물고
목소리는 한심하게 울리는데
없느니만 못하지

원망은 내 안에 있는게 아니라
계절탓에 차가워진 방바닥에 있을지도 모르겠다
항상 그렇듯이
이야기를 듣기 전에 판단은 거즘 형태를 갖추고 있었고

이사를 할 차례다
이젠 어쩐지 실감이 없어서
마치 앞날에 대한 기억같다
얼마나 오래 있어야 할까
2011/09/22 18:55 2011/09/22 18:55
Filed by mana at 2011/09/22 18:55 under No category

막차에서
내렸을 때 하늘은 다소 뿌옇게 흐려있었다
보였을 리 없지만 어쨌든 그랬다
무언가의 잔해처럼 부용 한두송이가 어둠 속에 피어있었고
희미한 찌르레기 소리에 방울방울 응결한
마지막 여름의 하루가 축축하게 논두렁으로 기어들어가는 그림자를 보았다
이삭이 익고 있다
언제나 이곳에 서면

만일 지각할 수 있는 영혼이라는 것이 있어
죽은 후의 자신의 시체를 바라볼 수 있다면
이런 기분이 아닐까
생각하곤 한다

쇠락하고 지친 밤
당신의 소박한 바람
그럴때면 나는
가끔 내가 어디로부터 왔는지 알 것 같은 기분이 든다
2011/09/19 18:54 2011/09/19 18:54
Filed by mana at 2011/09/19 18:54 under No category